"영원히 젊어질 수 있다"…72세 동갑내기 푸틴·시진핑, '현대판 진시황' 꿈꾸나

2025-09-04 12:03
 북한, 중국, 러시아 3국의 '반미 연대'가 노골적으로 과시된 베이징 정상회담의 화려한 막 뒤에서, 양국의 자존심과 최고 지도자들의 내밀한 욕망이 충돌하는 기이한 장면들이 연이어 포착됐다. 정상들의 만남 직전 벌어진 실무진의 살벌한 신경전부터, '현대판 황제'들의 불멸에 대한 갈망이 드러난 '핫 마이크' 대화까지, 이번 회담의 이면에는 한 편의 부조리극과도 같은 이야기가 숨어있었다.

 

사건의 발단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을 앞둔 오위타이 국빈관의 한 회담장이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양국 정상이 도착하기 직전, 한 북한 측 수행원이 벽걸이 에어컨 리모컨을 들고 실내 온도를 23도까지 올리면서 팽팽했던 긴장감에 불이 붙었다.

 

이에 러시아 측 관계자가 즉각 개입해 "20도로 맞추라"고 요구했지만, 러시아어를 이해한 북한 수행원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말은 통하지 않았고, 두 사람은 서로의 손에서 리모컨을 빼앗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는 촌극을 연출했다. 매체는 "한 쪽이 단 한 번의 동작으로 쟁탈전을 끝냈다"며 "아마 북한 관계자가 조금 아팠을 것"이라고 전해, 러시아 측의 물리적 승리로 실랑이가 끝났음을 시사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자리를 뜨는 북한 관계자의 모습과, 이후에도 마치 전리품처럼 에어컨 조절기 앞을 굳건히 지키는 러시아 관계자의 모습이 담겨 묘한 뒷맛을 남겼다.

 


이처럼 실무진들이 한여름 냉방 온도를 두고 자존심을 건 육탄전을 벌이는 동안, 그들의 최고 지도자들은 훨씬 더 거대하고 비현실적인 주제에 몰두하고 있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톈안먼 망루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나눈 대화가 '핫 마이크'에 포착된 것이다.

 

중국 관영 CCTV를 통해 생중계되던 이 장면에서, 푸틴 대통령의 통역사는 "생명공학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며 "인간의 장기는 끊임없이 이식될 수 있다. 당신은 오래 살수록 젊어지고 심지어 불멸에 이를 수 있다"는 놀라운 발언을 쏟아냈다. 마치 영생을 갈망했던 진시황의 꿈을 21세기에 재현하려는 듯한 이 발언에, 화면 밖에 있던 시 주석은 "일각에서는 이번 세기에 인간이 150살까지 살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화답했다.

 

공교롭게도 시 주석의 발언이 시작되자마자 카메라는 다른 곳을 비추고 소리가 희미해졌지만, 72세 동갑내기이자 장기 집권 중인 두 '스트롱맨'이 나눈 '불멸'에 대한 대화는 전 세계에 생생하게 전달됐다. 20년 넘게 권좌를 지키며 '현대판 차르'로 군림하는 푸틴과 3연임으로 1인 체제를 굳힌 시 주석의 이 대화는, 단순한 농담을 넘어 영구 집권에 대한 내밀한 욕망의 발현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으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