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금메달 뒤 병역특례 논란 재점화

2026-10-08 09:04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병역특례 제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야구·축구 대표팀 일부 선수들의 발언과 행동이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병역특례 제도의 형평성과 기준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순히 특정 선수의 실언이나 행동을 문제 삼는 것을 넘어, 오랜 기간 유지돼 온 병역특례 제도가 현재의 사회적 환경과도 맞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22대 국회에는 예술·체육요원뿐 아니라 전문연구요원과 산업기능요원 등 병역특례 제도를 조정하기 위한 병역법 개정안이 잇따라 발의돼 있다. 현재 국회에 올라온 법안 가운데는 예술·체육요원이 대체복무 기간 동안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을 올릴 경우 기여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담은 내용이 있다. 이와 함께 비수도권 기업이 전문연구요원과 산업기능요원을 보다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도 발의됐다. 
같은 병역특례 제도에 포함돼 있지만 각 분야가 처한 상황에 따라 개선 방향에는 차이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스포츠 선수에 대한 병역특례 문제는 국제대회가 개최될 때마다 반복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일정한 성적을 거둔 선수는 예술·체육요원으로 복무할 수 있는 대체복무 기회를 얻는다. 국가대표로 선발된 선수가 해당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면 실제 경기에서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와 관계없이 병역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논란의 한 부분이다. 반면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이 아닌 다른 국제대회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둔 선수라고 하더라도 현행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병역특례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 때문에 국제대회의 종류에 따라 병역특례 적용 여부가 달라지는 현재의 기준이 과연 공정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선수 개인의 경기력이나 성과보다 대회의 종류가 혜택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병역특례의 형평성 논란은 스포츠 선수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대중문화예술인에게는 현재 예술·체육요원과 같은 병역특례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꾸준히 논쟁의 대상이 돼 왔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사례 역시 이러한 논란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된다. 예술·체육 분야에서 국가를 대표해 성과를 낸 사람과 대중문화 분야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거둔 사람 사이에 병역 관련 혜택의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제도의 기준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병역특례 문제를 단순히 예술·체육인과 대중문화예술인 사이의 형평성 문제로만 바라보기는 어렵다. 현재 병역특례와 관련된 제도에는 전문연구요원과 산업기능요원처럼 예술·체육 분야와는 성격이 다른 대체복무 제도도 함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예술·체육요원의 경우 국제대회에서의 성과와 국위선양을 바탕으로 병역의 예외를 인정하는 성격이 강하다. 반면 전문연구요원과 산업기능요원은 연구개발 분야와 산업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목적이 중심에 있다. 결국 병역특례 제도를 하나의 기준으로 묶어 일괄적으로 확대하거나 반대로 전체적으로 축소하는 방식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분야별로 병역특례가 도입된 목적과 현재 필요한 역할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예술·체육 분야에서는 어떤 사람의 어떤 성과를 국가적 기여로 인정할 것인지, 병역특례라는 혜택에 상응하는 책임을 어떻게 부여할 것인지가 주요 과제로 꼽힌다. 산업과 연구 분야에서는 또 다른 고민이 필요하다. 병역자원이 점차 감소하는 상황에서 전문연구요원과 산업기능요원 제도를 통해 첨단산업 분야의 인력을 확보하고 비수도권 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는 데 어떤 방식으로 제도를 활용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즉 병역특례를 둘러싼 논쟁은 단순히 혜택을 유지할 것인지 없앨 것인지의 문제가 아니라, 각 제도가 가진 정책적 목적을 현재 상황에 맞게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의 문제로 볼 필요가 있다. 정치권에서도 병역특례 제도를 전반적으로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병역특례 관련 제도가 처음 도입된 1973년 이후 사회와 산업 환경이 크게 달라진 만큼, 당시의 기준을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지 살펴봐야 한다는 취지다. 결국 앞으로의 병역특례 제도 개편에서는 분야별 특성을 고려한 기준 마련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예술·체육 분야에서는 무엇보다 공정성과 형평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으며, 산업·연구 분야에서는 국가경쟁력과 현장 인력 확보라는 정책적 목적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다시 시작된 이번 논쟁이 특정 선수에 대한 비판에 그치지 않고, 50년 넘게 이어진 병역특례 제도의 목적과 기준을 재점검하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