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마시던 이 음료, 고혈압약엔 독?
2026-09-17 20:11
고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약을 먹는 시간뿐 아니라 평소 어떤 음료를 마시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몽주스나 술, 카페인이 많은 음료 등은 일부 혈압약의 흡수와 분해 과정에 영향을 주거나 약의 작용을 지나치게 강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음료 자체의 성분이 혈압을 높여 약효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특히 주의해야 할 음료 중 하나는 자몽주스다. 자몽주스에는 일부 혈압약의 분해 과정에 관여하는 효소인 ‘CYP3A4’의 작용을 억제하는 성분이 들어 있다. 이 효소의 활동이 줄어들면 약물이 몸에서 천천히 분해되면서 혈액 속 약물 농도가 높아질 수 있다. 그 결과 약효가 지나치게 강해져 혈압이 너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 템플대 의대 사브리나 이슬람 교수는 건강 매체 ‘헬스’를 통해 자몽주스를 많이 마실 경우 일부 혈압약의 혈중 농도가 높아져 혈압이 지나치게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렌지주스나 사과주스 역시 일부 혈압약의 흡수나 대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모든 혈압약이 같은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며, 어떤 성분의 약을 복용하는지에 따라 상호작용 여부가 달라진다.
술도 주의해야 한다. 알코올은 일부 칼슘통로차단제나 알파차단제, 베타차단제 등이 혈압을 낮추는 작용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 이 경우 혈압이 지나치게 떨어지면서 어지럼증이나 실신이 나타날 수 있고, 심박수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반대로 술 자체가 혈압을 높여 약의 효과를 방해하는 경우도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심장내과 데이비드 마론 교수는 남성의 경우 하루 두 잔, 여성은 하루 한 잔을 넘는 음주만으로도 혈압이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커피와 에너지음료처럼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도 살펴봐야 한다. 카페인은 일부 베타차단제나 이뇨제의 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마론 교수는 하루 카페인 섭취량을 400mg 미만으로 제한할 것을 권했다. 이는 일반적으로 커피 약 세 잔에 해당하지만, 실제 카페인 함량은 커피의 종류와 크기에 따라 차이가 크다.
특히 에너지음료는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카페인을 섭취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평소 커피를 마시지 않더라도 에너지음료를 한 번에 많이 마시면 카페인 섭취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기 쉬운 채소주스도 제품에 따라 확인이 필요하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채소주스 가운데는 나트륨 함량이 높은 제품이 있기 때문이다. 나트륨을 많이 섭취하면 몸에 수분이 쌓이고 혈압이 올라갈 수 있다.
특히 이뇨제나 안지오텐신전환효소(ACE) 억제제,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등을 복용하는 경우 나트륨 섭취가 많아지면 혈압 조절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몸이 붓거나 혈압 수치가 높아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따라서 채소주스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보다 제품의 나트륨 함량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다만 주의해야 할 음료와 섭취량은 복용하는 혈압약의 종류와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특정 음료가 현재 복용 중인 약과 문제가 되는지 걱정된다면 스스로 약을 끊거나 음료를 무조건 제한하기보다는 의사나 약사에게 먼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