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병원, 줄기세포 불러 뼈 재생까지 유도하는 ‘능동형 골재생 소재’ 개발
2026-08-31 13:31
손상된 뼈를 단순히 받쳐주는 데 그치지 않고 줄기세포를 손상 부위로 유도한 뒤 뼈세포로의 분화까지 촉진하는 새로운 골재생 소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기존 골재생용 생체소재가 결손 부위를 물리적으로 지지하는 역할에 집중했다면, 이번 소재는 세포의 이동과 분화 과정에 직접 관여하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는 평가다.차 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은 정형외과 이순철 교수 연구팀이 줄기세포를 유도하면서 동시에 골분화를 촉진할 수 있는 차세대 골재생 스캐폴드를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뼈가 손상된 이후 나타나는 자연적인 재생 과정을 하나의 생체소재 안에서 구현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스캐폴드의 표면에는 줄기세포를 손상 부위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SDF-1’을 결합했다. 소재 내부에는 칼슘과 젖산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젖산칼슘을 적용했다.
작동 방식은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골조직이 손상된 초기에는 스캐폴드에 포함된 SDF-1이 주변에 존재하는 줄기세포를 손상 부위로 끌어들이고, 이후 소재에서 젖산과 칼슘이 공급되면서 유입된 줄기세포가 뼈를 형성하는 세포로 분화하도록 돕는 구조다.
연구팀은 식물에서 유래한 셀룰로오스와 생체적합성 고분자를 기반으로 소재를 제작했다. 여기에 줄기세포의 이동을 유도하는 신호와 골형성을 촉진하는 생화학적 신호를 함께 구현함으로써 단순한 지지체를 넘어 실제 조직 재생 과정에 관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젖산의 역할이다. 연구진은 젖산이 사람 골수유래 중간엽줄기세포에 존재하는 ‘OR5AN1’ 수용체와 연계돼 세포 내부의 칼슘 신호를 증가시키고 골형성과 관련된 지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그동안 세포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 가운데 하나로 여겨졌던 젖산을 골조직 재생을 촉진하는 생체 신호로 활용할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다. 연구팀은 이러한 기전을 통해 줄기세포가 골조직 형성에 적합한 방향으로 분화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물실험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확인됐다. 개발된 스캐폴드를 적용한 실험군에서는 새로운 뼈가 형성되는 정도가 개선됐으며, 새롭게 생성된 골조직의 성숙도 역시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생의료 분야에서는 이번 연구가 골재생 소재의 기능적 범위를 넓혔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골재생 소재는 단순히 뼈가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것을 넘어 실제 세포가 재생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며 “줄기세포의 이동과 골분화에 필요한 신호를 하나의 소재에 구현했다는 점에서 향후 기능성 골재생 소재 개발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실제 의료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동물 실험을 비롯해 장기간의 안전성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며 “향후 임상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골절이나 광범위한 골결손뿐만 아니라 인공관절 수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골재생 문제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수 있을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순철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손상된 부위에 줄기세포를 효과적으로 모으고, 유입된 세포가 스스로 뼈를 형성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생체소재를 구현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골절과 골결손 치료는 물론 인공관절 수술 이후 골재생 등 다양한 정형외과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Carbohydrate Polymers’에 게재됐다. 해당 학술지는 영향력지수(IF) 13.2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번 연구는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가 선정하는 ‘한국을 빛낸 사람들’에도 이름을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