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상 도구가 굿즈? 일본 군국주의 민낯
2026-08-13 22:40
전범들이 합사된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가 태평양 전쟁 당시 자국 청년들을 사지로 몰아넣었던 자살특공 무기를 기념품으로 제작해 판매하고 있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신사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인간어뢰로 알려진 ‘가이텐’을 형상화한 핀뱃지를 개당 660엔에 유통 중이다. 종교 시설을 표방하는 곳에서 인명 살상과 자폭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비인도적 병기를 친근한 패션 잡화로 둔갑시켜 상업적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외의 공분이 커지고 있다.가이텐은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일본 해군이 적 함대를 격침하기 위해 대형 어뢰에 사람이 직접 탑승하도록 개조한 수중 자폭 병기다. 신사 측은 제품 설명란에 해당 병기가 탈출 장치가 없는 최초의 특공 무기이며, 출격하는 순간 탑승원의 생존 가능성이 전무했다는 참혹한 사실을 명시하고 있다. 스스로 반인륜적인 실태를 인정하면서도 이를 일상적인 기념품으로 소비하게 만드는 행태는 일본의 뒤틀린 역사 인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야스쿠니 신사의 이러한 상업적 행보는 가이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군 공격으로 침몰한 전함 야마토를 비롯해 침략 전쟁에 동원된 97식 중전차와 하야부사 전투기 등 다양한 군용 장비들이 핀뱃지 시리즈로 제작되어 판매되고 있다. 또한 신사 내 전쟁박물관인 유슈칸에 전시된 실제 무기 사진을 활용한 문구류까지 등장하며, 전쟁의 도구들이 ‘굿즈’라는 이름 아래 무분별하게 미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 심각한 점은 제품 홍보 과정에서 일본의 식민 지배와 침략을 정당화하는 용어인 ‘대동아전쟁’이라는 표현이 여과 없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야스쿠니 신사가 단순한 추모 공간을 넘어 군국주의의 상징으로서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미화하는 선전 거점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인명 살상 장비를 디자인 요소로 활용해 수익을 올리는 행위는 전쟁 피해국 국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모욕감을 안겨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의 움직임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오는 15일 패전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미일 협력 체제와 외교적 관계 악화를 우려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총리의 참배 여부와 관계없이 신사 내부에서 벌어지는 노골적인 전쟁 미화 행태는 일본 사회 저변에 깔린 우경화의 깊이를 가늠케 하며 국제 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다.
도조 히데키 등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침략 전쟁의 주역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는 그 존재만으로도 동북아시아의 갈등을 유발하는 뇌관이다. 전쟁의 참상을 기억하고 반성해야 할 공간이 오히려 살상 무기를 상품화하여 과거의 영광을 추억하는 장소로 변질된 현실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일본이 진정한 반성 없이 전쟁 무기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행태를 멈추지 않는 한, 역사를 둘러싼 주변국과의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