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국립대 신입생, 내년부터 등록금 0원

2026-08-05 21:32
 정부가 지방 국립대학교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파격적인 교육 복지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교육부는 내년부터 전국 30개 지방 국립대에 입학하는 신입생 전원에게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연간 약 6만 명에 달하는 신입생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대학 진학 단계에서부터 청년들을 지역으로 유도함으로써 졸업 후에도 해당 지역에 정착해 살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파격적인 지원책이 공개되자마자 교육계 일각에서는 거센 반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소재 사립대학교들은 이번 정책이 서울로 진학한 지방 출신 학생들에 대한 명백한 역차별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에서 자취하며 비싼 등록금과 생활비를 감당해야 하는 학생들은 소외시킨 채, 특정 지역 국립대생에게만 혜택을 몰아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수도권 대학 관계자들은 정부의 지역 균형 발전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지원 대상 선정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지역 사립대들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국립대가 등록금 전액 면제라는 강력한 무기를 들고 신입생 유치전에 나설 경우, 가뜩이나 정원 미달 사태에 시달리는 지역 사립대들은 고사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사립대 총장협의회 측은 현재도 국립대 등록금이 사립대의 절반 수준인 상황에서 정부 지원까지 편중된다면 공정한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번 정책이 지역 살리기가 아닌 '사립대 죽이기'로 변질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보완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기존에 비수도권 고교 졸업생이 지방 사립대에 진학할 때만 주어지던 지역 인재 장학금을 수도권 출신 학생이 지방 사립대로 내려갈 때도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국립대뿐만 아니라 사립대로의 인구 유입도 함께 장려해 지역 대학 생태계 전반을 살리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지원 규모와 방식에 있어 국립대와의 형평성을 어떻게 맞출지가 정책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원 마련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교육부는 지방 국립대 전액 장학금 지원에 연간 약 2,00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기존 국가장학금 예산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면 실제 추가로 투입되는 재원은 1,000억 원 안팎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세수 부족 상황에서 대규모 장학 예산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예산 당국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안정적인 재원 확보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달 말 발표될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는 지원 대상의 소득 기준 적용 여부와 재원 분담 방식 등이 담길 예정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수시 모집 원서 접수가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신속하고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시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의 이번 결정이 단순한 선심성 공약에 그칠지, 아니면 무너져가는 지방 대학을 살리는 실질적인 마중물이 될지 수험생과 교육계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대입 지형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이번 정책의 최종 확정안에 따라 내년도 대학 입시 판도는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