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모토 강진 28명 사망, 원피스 작가 위로
2026-07-30 22:29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서 발생한 강력한 지진으로 열도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구마모토 출신의 만화가 오다 에이치로가 고향을 향한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지난 28일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한 이후, 만화 '원피스'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은 프로필 이미지를 전격 교체하며 응원의 뜻을 밝혔다. 새롭게 바뀐 사진에는 구마모토를 상징하는 곰 캐릭터가 그려진 옷을 입은 주인공 루피가 환한 미소와 함께 왼손을 번쩍 들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는 작가가 10년 전 고향에 닥쳤던 대지진 당시 피해 주민들을 격려하기 위해 직접 그렸던 상징적인 삽화다.오다 작가와 구마모토의 인연은 단순한 고향 그 이상이다. 1975년 구마모토시에서 태어난 그는 1997년부터 30년 가까이 '원피스'를 연재하며 세계적인 거장 반열에 올랐다. 지난 3월 기준 누계 발행 부수 6억 부를 돌파한 이 작품은 역경을 딛고 보물을 찾아 떠나는 모험담을 통해 전 세계인에게 희망을 전해왔다. 작가는 자신의 성공을 고향의 아픔을 치유하는 데 아낌없이 쏟아부어 왔다. 이번 프로필 교체 역시 잡지사 '소년 점프'가 운영하는 계정을 통해 이뤄졌으나, 고향의 비극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작가의 강력한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작가의 고향 사랑은 이미 10년 전 증명된 바 있다. 2016년 규모 7.3의 본진이 구마모토를 강타해 270여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을 당시, 오다는 '원피스-구마모토 부흥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다. 그는 단순히 이름만 빌려준 것이 아니라 사재 8억 엔, 우리 돈으로 약 7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을 재건 기금으로 쾌척했다. 이 기금은 피해 지역 곳곳에 루피를 비롯한 '밀짚모자 해적단' 단원들의 동상 10개를 세우는 데 사용되었으며, 이는 지진으로 발길이 끊겼던 지역 관광을 되살리는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구마모토현 정부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해 2018년 오다 작가에게 현민 영예상을 수여하며 감사를 표했다. 작가가 세운 동상들은 단순한 조형물을 넘어 지역 주민들에게는 복구의 상징으로, 팬들에게는 성지순례의 장소로 자리 잡았다. 10년 만에 다시 찾아온 지진의 공포 속에서 루피의 미소가 담긴 그림이 다시 등장한 것은, 과거의 아픔을 함께 이겨냈던 기억을 소환하며 주민들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용기를 북돋우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구마모토의 상황은 여전히 엄중하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30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28명으로 집계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진의 여파로 집을 잃거나 추가 붕괴 위험을 피해 대피소로 몸을 숨긴 이들만 1만 명에 달한다. 구조 당국은 여진의 공포 속에서도 실종자 수색과 복구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피해 규모가 워낙 커 완전한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오다 작가의 응원은 사회적 영향력이 큰 인물이 재난 상황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전 세계 팬들은 루피의 응원 그림 아래 저마다의 언어로 구마모토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만화 속 주인공들이 동료를 구하기 위해 거친 바다로 뛰어들듯, 현실 세계에서도 작가와 팬들이 마음을 모아 고향의 상처를 보듬고 있다. 일본 정부는 추가 지진 가능성에 대비해 경계 태세를 유지하며 이재민 지원 대책 마련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