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얼굴 새긴 주화, "귀엽다" 자평
2026-07-16 23:17
미국 건국 250주년이라는 역사적인 해를 맞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초상이 담긴 1달러 기념주화가 세상에 나온다. 미 재무부는 15일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앞면에 새긴 새로운 1달러 동전 제작에 본격 착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공개한 디자인에 따르면, 동전 앞면에는 정장 차림에 특유의 굳건한 표정을 지은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 배치됐다. 주화 상단에는 자유를 상징하는 문구가, 하단에는 미국 독립 선언 연도와 건국 250주년을 의미하는 숫자가 나란히 새겨져 이 주화가 가진 역사적 무게감을 더했다.황동으로 제작되는 이번 기념주화의 뒷면에는 미국의 전통적인 상징인 흰머리수리 문양이 자리 잡았다. 독수리 가슴에 새겨진 방패에는 '여럿으로 이뤄진 하나'라는 뜻의 라틴어 격언이 담겨 미국의 통합 가치를 강조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번 주화 발행이 자유의 유산과 애국심의 상징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 미국적 가치의 강인함을 대변한다고 치켜세웠다. 올가을 정식 공개를 앞둔 이 주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위원들이 포함된 연방미술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최종 디자인이 확정됐다.

하지만 현직 대통령의 얼굴을 화폐에 새기는 것을 두고 미국 내에서는 거센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본래 미국 연방법은 살아있는 인물의 초상을 동전에 사용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인 2020년에 통과된 건국 250주년 기념동전 발행 법안이 교묘한 법적 탈출구가 됐다. 당시 법안은 인물 초상을 동전 뒷면에 새기는 것만 금지했는데, 이를 역으로 해석해 앞면에 넣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논리가 적용된 것이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법의 취지를 왜곡한 전형적인 꼼수라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이름이나 이미지를 공공시설과 역사적 기록에 남기는 데 남다른 집착을 보여왔다. 이미 미국평화연구소나 케네디센터 공연장, 심지어 미 해군의 최신형 전함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는 방안을 추진하며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번 기념주화 발행 역시 이러한 '이름 남기기'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현직 대통령으로서 화폐에 얼굴이 들어가는 것이 매우 이례적이고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자신을 위해 동전을 만들어준 것이 "무척 귀엽다"는 특유의 화법으로 만족감을 드러냈다.

재무부가 공개한 완성품 디자인이 당초 승인된 시안과 일부 차이가 있다는 점도 의구심을 자아낸다. 재무부는 디자인이 변경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어,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요구가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건국 250주년을 축하하기 위한 주화가 국가적 통합의 상징이 되기보다, 특정 정치인에 대한 충성심을 확인하는 도구로 변질되었다는 지적이다. 이는 미국의 화폐 시스템이 지녀온 중립성과 역사적 전통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로 번지고 있다.
올가을 이 기념주화가 시중에 풀리게 되면 미국 사회의 분열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지자들에게는 소장 가치가 높은 최고의 기념품이 되겠지만, 반대파들에게는 매일 사용하는 화폐에서 정적의 얼굴을 마주해야 하는 곤혹스러운 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건국 250주년이라는 축제의 장이 현직 대통령의 우상화 논란으로 얼룩지면서, 이번 기념주화는 미국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가장 상징적인 금속 조각으로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