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 vs 벤투, 차기 국대 사령탑 누구?

2026-07-07 22:20
 카타르 월드컵 16강 신화의 주역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다시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며 축구계에 거센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벤투 감독은 최근 협회 측 지인을 통해 현재 공석인 한국 사령탑 자리에 깊은 관심이 있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2년 월드컵 종료 후 한국을 떠나 아랍에미리트(UAE) 대표팀을 이끌었던 그는 올해 초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뒤 현재 무직 상태다. 한국 축구의 황금기를 함께했던 수장의 복귀 가능성이 제기되자,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릴 아시안컵을 앞둔 팬들의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벤투 감독은 한국 선수들의 특성과 전술적 이해도가 높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인 후보다. 특히 현재 대표팀의 핵심인 황인범을 성인 무대에 발탁해 세계적인 미드필더로 성장시킨 장본인인 만큼, 기존 전술 체계를 빠르게 복원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하지만 과거 그를 보좌했던 이른바 '벤투 사단'이 뿔뿔이 흩어졌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당시 수석코치였던 세르지우 코스타는 현재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의 감독으로 활동 중이며, 다른 코치진 역시 유럽 각지에서 독자적인 경력을 쌓고 있어 과거와 같은 정예 코치진 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일단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협회 홍보실은 아직 공식적인 감독 선임 절차가 시작되지 않았으며, 전력강화위원회 차원에서 특정 후보군이 논의된 바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원서를 접수하는 단계가 아닌 만큼 벤투 감독을 공식 후보로 분류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아시안컵이 불과 반년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한국 축구를 가장 잘 아는 외국인 지도자의 자발적인 복귀 의사는 협회로서도 쉽게 외면하기 힘든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K리그를 대표하는 국내파 지도자들도 대표팀 사령탑을 향한 야망을 숨기지 않고 있다. 현재 FC서울을 리그 선두권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김기동 감독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기회가 주어진다면 국가대표 감독이라는 자리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전술적 유연함과 선수 관리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 김 감독의 발언은 국내파 감독 선임을 지지하는 여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외국인 감독 일변도에서 벗어나 한국 실정에 밝은 유능한 국내 지도자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윤정환 감독 역시 대표팀 감독직에 대한 꿈을 언급하며 경쟁의 열기를 더했다. 윤 감독은 스스로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며 몸을 낮췄지만, 대표팀 사령탑은 지도자로서 항상 품고 있는 최종적인 목표임을 분명히 했다. 이처럼 K리그 현장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감독들이 잇따라 도전 의사를 내비치면서, 차기 감독 선임은 벤투로 대변되는 '검증된 외인'과 김기동·윤정환으로 대표되는 '준비된 국내파' 간의 대결 구도로 압축되는 양상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조만간 전력강화위원회를 소집해 차기 감독 선임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당면 과제와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장기적인 안목이 동시에 요구되는 시점이다. 벤투 감독의 복귀 의사가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지, 아니면 다시 한번 한국 축구의 지휘봉을 잡는 극적인 드라마로 이어질지는 협회의 선택에 달려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유능한 지도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만큼,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최적의 적임자를 찾기 위한 협회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