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모헤비 '권총 세리머니'… 월드컵 발칵
2026-06-16 21:53
2026 북중미 월드컵 현장이 축구 경기를 넘어 국가 간 정치적 갈등의 각축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란의 미드필더 모하마드 모헤비는 1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G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직후, 관중석을 향해 손가락으로 총 모양을 만들어 흔드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 장면은 중계 화면을 통해 전 세계로 송출되었고, 현장에 있던 미국 팬들은 이를 자신들을 겨냥한 위협적인 행동으로 받아들이며 거세게 야유했다. 단순한 골 뒤풀이로 보기에는 그 의도가 다분히 도발적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이날 경기는 이란이 두 차례나 리드를 허용하며 고전하다 모헤비의 극적인 헤더 골로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끝났다. 하지만 경기 결과보다 더 큰 주목을 받은 것은 모헤비의 돌발 행동이었다. 외신들은 모헤비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과격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하며, 일부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그의 남은 경기 출전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강경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월드컵이라는 평화의 제전에서 정치적 메시지 전달을 엄격히 금지하는 FIFA의 규정과 정면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모헤비의 이러한 행동 배경에는 대회 개막 전부터 이어진 미국 정부의 이란 대표팀에 대한 차별적 대우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대표팀은 최근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 관계 여파로 비자 발급 과정에서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다. 필수 인력들조차 경기 당일에만 입국과 출국이 허용되는 유례없는 제약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경기 전날 필수적인 기자회견이나 경기장 적응 훈련을 전혀 소화하지 못한 채 그라운드에 서야 했다. 선수단 내부에서는 이러한 환경이 사실상 '재앙'과 다름없다는 불만이 팽배해 있었다.
실제로 이란의 간판 공격수 모하메드 타레미는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제대로 된 휴식조차 취하지 못하고 곧바로 로스앤젤레스를 떠나야 하는 현실에 대해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이란 팬들 역시 경기장 안팎에서 FIFA의 금지령을 어기고 혁명 이전의 국기를 게양하거나, 자국 국가 연주 시 등을 돌리는 방식으로 항의의 뜻을 전했다. 이러한 선수단과 팬들의 집단적인 불만이 모헤비라는 개인의 극단적인 세리머니를 통해 표출된 셈이다.

FIFA는 이번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다. 축구 경기장에서의 정치적, 종교적, 개인적 메시지 전달은 징계 대상이기 때문이다. 만약 모헤비의 세리머니가 특정 국가나 관중을 향한 공격적인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될 경우, 벌금형을 넘어선 경기 출장 정지 처분이 내려질 수도 있다. 개최국인 미국과 참가국인 이란 사이의 외교적 마찰이 스포츠 기구의 판단에 따라 더욱 악화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현재 이란 대표팀은 뉴질랜드전 종료와 동시에 서둘러 공항으로 이동하며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있지만, 모헤비의 징계 여부가 확정되지 않아 팀 분위기는 매우 어수선한 상태다. 이번 사건은 스포츠가 정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라는 해묵은 질문을 다시금 던지고 있다. 월드컵이라는 거대한 무대에서 발생한 '권총 세리머니'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그리고 FIFA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에 전 세계 축구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