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휩쓴 '헬시 플레저' 열풍, 두유만 웃었다

2026-02-25 13:37
 일본의 음료 시장에서 조용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과거 우유의 대체재 정도로 여겨졌던 두유가 이제는 당당한 주류 음료로 부상하며 사상 최대 생산량을 경신했다. 이는 건강 관리를 즐거움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헬시 플레저' 문화가 소비자의 선택 기준을 바꾸어 놓은 결과로 분석된다.

 

일본두유협회 발표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의 두유 생산량은 44만 킬로리터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설탕이나 첨가물이 없는 순수 두유 제품의 생산량이 전년 대비 14.5% 급증하며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는 사실이다. 과일 맛, 커피 맛 등 다양한 가공 두유와 업소용 제품까지 모든 부문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의 저변이 넓어졌음을 증명했다.

 


이러한 성과가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2020년 정점을 찍었던 시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의 여파로 소비가 위축되며 한때 40만 킬로리터 선이 무너지는 등 침체기를 겪었다. 하지만 2024년을 기점으로 업계가 대대적인 홍보 전략을 펼치며 분위기는 반전됐다. '두유의 날'과 같은 특정일을 활용한 집중 캠페인을 통해 두유의 영양학적 가치를 알리고 일상 속 활용법을 적극적으로 제안한 것이 주효했다.

 

시장 회복의 근본적인 동력은 소비 트렌드의 변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건강을 즐겁고 지속 가능하게 관리하는 '헬시 플레저' 문화가 사회 전반에 자리 잡으면서, 두유는 더 이상 유당불내증이나 채식을 위한 대체품이 아닌, 그 자체로 맛과 건강을 모두 만족시키는 매력적인 음료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이 '선호에 의한 선택'으로 이어진 것이다.

 


두유가 이처럼 주목받는 이유는 풍부한 영양 성분 덕분이다. 식물성 고단백 식품인 대두 단백질은 낮은 포화지방으로 포만감을 주어 체중 관리에 도움을 주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개선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식물성 에스트로겐으로 불리는 이소플라본 성분은 여성의 갱년기 증상 완화와 골밀도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흐름은 비단 일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국내에서도 식물성 음료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 시장조사기관은 국내 식물성 음료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1조 6천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며, 연평균 7%에 가까운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