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렇게…'일본인 3선발 시대' 열리자 국내 투수들 설 자리 잃었다
2025-12-15 18:08
KBO리그의 아시아쿼터제 도입이 현실화되면서, ‘양신’ 양준혁이 약 1년 전 “완전히 반대한다”고 외쳤던 소신 발언이 야구 팬들 사이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아시아쿼터 도입이 국내 선수들의 입지를 좁히고 한국 야구의 근간을 흔들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팬들의 80% 이상이 찬성한다는 여론을 알면서도, 이는 결국 1, 2선발에 이어 3선발까지 외국인 선수로 채우는, 즉 4명의 외국인 선수를 쓰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저출산으로 선수 자원이 부족하다는 것은 아마추어 야구 육성을 외면한 프로 구단들의 핑계일 뿐이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손쉬운 길을 택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1년이 지난 지금, 양준혁의 우려는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2025시즌부터 아시아쿼터 제도가 본격 시행되는 가운데, 10개 구단 중 7개 구단이 약속이나 한 듯 일본인 투수를 영입했거나 영입을 앞두고 있다. 즉시 전력감을 찾아야 하는 구단들의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야구 인프라가 탄탄한 일본으로, 그중에서도 마운드를 강화할 수 있는 투수로 눈을 돌린 결과다. LG와 한화만이 각각 호주와 대만 국적의 선수를 택했을 뿐, 삼성, SSG, NC, KT, 롯데, 두산, 그리고 계약 발표만 남은 키움까지 무려 7개 구단이 일본인 투수로 아시아쿼터 자리를 채웠다. KIA가 유일하게 호주 국적의 유격수 영입을 검토 중이지만, 이마저도 투수로 선회할 가능성이 남아있어 사실상 리그 전체가 투수, 특히 일본인 투수 일색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양준혁의 주장은 분명 설득력 있는 부분이 많다. 그의 말대로 아시아쿼터 선수로 영입된 투수 대부분은 선발과 불펜을 오갈 수 있는 자원이며, 일부 구단은 아예 3~5선발급으로 분류해 영입했다. 이는 내년부터 KBO리그 선발 로테이션에 외국인 투수가 3명이나 포함될 수 있다는 의미로, 가뜩이나 국제 경쟁력을 갖춘 토종 선발 투수 육성에 어려움을 겪는 한국 야구의 현실을 더욱 암울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좋은 신인 선수가 나오지 않아 기존 선수들의 몸값만 천정부지로 치솟는 FA 시장의 거품 문제 역시 아마추어 야구에 대한 투자와 육성 없이는 해결될 수 없다는 그의 지적은 현재 KBO리그가 안고 있는 문제의 핵심을 꿰뚫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쿼터 도입이 불가피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국내 선발 투수 육성의 어려움은 외국인 선수 숫자와 관계없이 해결해야 할 KBO의 고질적인 문제이며, 이를 아시아쿼터 제도의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과도한 비약이라는 것이다. 프로 구단이 아마추어의 알맹이만 빼먹는다는 비판은 타당하지만, 프로 구단에 아마추어 육성을 무조건 책임지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성적과 수익 창출이 최우선 목표인 프로 구단은 각자의 살림살이도 넉넉지 않은 현실 속에서 연고지 아마 야구를 지원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경우가 많다. 결국 아시아쿼터 도입은 리그의 현실적인 필요에 따른 결정이며, 이제는 프로와 아마추어 모두가 이 새로운 현실 속에서 각자의 생존법과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