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유행어' 만든 日 총리, 이번엔 "입 다물라" 발언으로 '아슬아슬'
2025-12-02 17:50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한마디가 올해 일본 사회를 관통하는 최고의 유행어로 선정됐다. 지난 10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 자리에 오른 그가 당선 소감으로 밝혔던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해 갈 것"이라는 발언이 '신어·유행어 대상'의 연간 대상으로 뽑힌 것이다. 현직 총리의 발언이 유행어 대상을 수상한 것은 역사상 네 번째 있는 일로, 이는 그의 발언이 일본 사회에 얼마나 큰 인상과 파급력을 남겼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이 발언과 함께 '여성 총리'라는 키워드 자체가 함께 선정되면서, 일본 사회가 맞이한 새로운 시대적 변화에 대한 높은 관심이 반영되었다는 분석이다.다카이치 총리는 직접 시상식에 참석해 자신의 발언을 둘러싼 다양한 해석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찬반양론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국가 경영자로서 어떻게든 일을 해서 국가와 국민에 공헌하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발언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발언이 과도한 노동을 부추기거나 장시간 노동을 미덕으로 삼으려는 의도가 결코 아니었다고 선을 그으며, 확대 해석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 노력했다. 또한 '여성 총리'라는 키워드가 함께 선정된 것에 대해서는 SNS를 통해 "소위 '유리 천장'을 깬 것에 용기를 받았다는 분이 있다면 매우 기쁘고 영광스러울 것"이라며, 자신의 존재가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내비쳤다.

이번 유행어 대상 선정은 다카이치 총리 특유의 '소통 방식'이 일본 사회에서 얼마나 주목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다. 총리가 되기 전부터 237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린 보수 논객으로 활동하며 대중과 활발히 소통해 온 그는, 취임 이후에도 SNS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다. 국회에서는 어려운 정치 용어 대신 일반인도 이해하기 쉬운 말을 구사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한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투자 관계자 회의에서는 인기 만화 '진격의 거인'의 대사를 인용해 영어로 "입 다물고 내게 모든 것을 투자해(Shut up and put all your money on me)"라고 말하며 파격적인 방식으로 투자를 호소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그의 파격적인 화법과 단어 선택은 '양날의 검'처럼 작용하며 때로는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특히 현직 총리가 공식적인 외교 석상에서 '입 다물라'는 직설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을 두고, 일본 내에서도 "경솔했다", "선을 넘나들어 불안하다"는 비판적인 반응이 터져 나왔다. 물론 해당 발언이 일본어로는 "좋으니까 침묵하고 전부 나에게 투자하라"는 뉘앙스로도 번역될 수 있어 문화적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연일 화제의 중심에 서면서 그의 '입' 자체가 일본 정계의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는 사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