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G의 배신…'감칠맛' 즐기다 '뇌' 망가질 수도 있다는 충격 보고서

2025-11-17 17:59
 뇌의 핵심적인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가 특정인에게 편두통을 유발하는 원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글루타메이트는 학습과 기억 등 뇌의 필수 기능에 관여하지만, 과도하게 활성화될 경우 신경세포를 손상시키고 염증을 일으키는 양면성을 지닌다. 이 물질은 토마토, 버섯, 해조류 등 천연 식재료에도 풍부하며, 특히 가공식품에 감칠맛을 내기 위해 첨가되는 MSG(글루탐산 나트륨)의 주성분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평소 가공식품 섭취 후 두통을 경험하는 등 글루타메이트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식단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최근 미국 조지타운대 의료센터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는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싣는다. 연구팀은 걸프전증후군을 앓는 참전용사들을 대상으로 한 달간 저글루타메이트 식단을 제공하는 소규모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연구 시작 전 50%가 넘는 환자들이 편두통을 호소했지만, 식이요법 한 달 뒤 그 비율은 20% 미만으로 급감했다. 더욱 주목할 점은 뇌 스캔을 통해 환자들의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졌던 뇌 피질 두께가 유의미하게 얇아진 것을 확인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식단 변화가 단순히 심리적 위약 효과를 넘어, 뇌의 물리적인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주는 첫 번째 증거로서 학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글루타메이트와 편두통의 연관성은 이전에도 여러 연구를 통해 시사된 바 있다. 미국 아이오와주립대의 2018년 연구에서는 글루타메이트의 하루 평균 섭취량이 높은 그룹에서 편두통 발생 빈도가 훨씬 높게 나타났으며, 같은 해 영국 킹스칼리지 연구에서는 가공식품 섭취가 많은 집단의 편두통 발생률이 일반 집단보다 약 1.5배 높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전 세계 성인 인구의 약 14%가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편두통은 단순한 두통을 넘어 생산성 저하와 삶의 질 악화를 유발하며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 따라서 비교적 간단하고 비용이 적게 드는 식이요법으로 편두통을 관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매우 의미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물론 이번 연구는 소규모 예비 연구 단계이며,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글루타메이트에 대한 민감도가 개인마다 다르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약물 외의 대안을 찾고 있던 만성 편두통 환자들에게 저글루타메이트 식단은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가공식품과 MSG가 포함된 소스를 줄이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은 일반적인 건강식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단순히 칼로리와 영양소 균형을 넘어, 특정 식품 성분이 뇌 건강과 신경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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