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은 줄만 알았는데…어린이·노약자에겐 '독' 될 수 있는 녹색 가루의 정체

2025-11-14 18:16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녹색 가루'가 새로운 슈퍼푸드로 각광받고 있다. 간편하게 물에 타 마시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건강상 이점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최근 111만 구독자를 보유한 의학 전문가 유튜버 정세연 한의학 박사 역시 이 녹색 가루의 효능을 집중 조명하며 열풍에 불을 지폈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밀싹, 새싹보리, 케일 가루다. 이들은 단순한 녹색 채소를 넘어, 각기 다른 성분과 효능으로 현대인의 건강 고민을 해결해 줄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화려한 효능의 이면에는 반드시 알아야 할 섭취법과 주의사항이 존재하기에, 무턱대고 섭취하기보다는 정확한 정보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밀싹 가루'는 강력한 항산화 및 항염 효과로 주목받는다. 은은한 단맛과 풀향이 특징인 밀싹에는 글루타티온과 초과산화물 불균등화효소(SOD)와 같은 강력한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이 성분들은 우리 몸의 노화를 촉진하고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며 염증 반응을 완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일부 연구에서는 항암 치료를 받는 결장암 환자가 밀싹 주스를 섭취한 후, 손상되었던 혈관 세포의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염증 수치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는 보고도 있었다. '새싹보리 가루'는 혈관 건강과 혈당 관리에 특화되어 있다. 말차와 유사한 풍미를 지닌 새싹보리에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개선하는 폴리코사놀과 혈당 조절에 기여하는 사포나린 성분이 함께 들어 있어,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이들에게 최적의 선택지로 꼽힌다. 풍부한 식이섬유는 덤으로, 포만감을 높여 체중 조절에 도움을 주고 장운동을 활발하게 만든다. '케일 가루'는 단연 눈 건강의 제왕이라 불릴 만하다. 루테인과 제아잔틴 함량이 높아 황반변성이나 백내장과 같은 안구 질환 예방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으며, 간 해독 효소를 활성화하는 설포라판과 알레르기 증상 완화에 효과적인 퀘르세틴까지 품고 있어 다재다능한 효능을 자랑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녹색 가루라도 올바른 방법으로 섭취하지 않으면 그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핵심은 이들 가루의 주성분인 '엽록소'가 지용성이라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다. 단순히 찬물에 타서 마실 경우,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는 원리처럼 체내 흡수율이 현저히 떨어진다.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지방이 포함된 음식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현명하다. 꾸덕한 요거트나 우유에 섞어 먹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며, 한국인이 즐겨 먹는 나물 무침처럼 기름을 곁들인 요리와 함께 먹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평소 즐겨 먹는 카레에 한 티스푼 정도를 추가하는 방식은 맛을 크게 해치지 않으면서도 흡수율을 자연스럽게 높일 수 있는 훌륭한 팁이다.

 

물론 섭취 시 주의해야 할 점도 명확히 존재한다. 가장 먼저 제품의 안전성을 확인해야 한다. 과거 일부 녹색 가루 제품에서 쇳가루 등 금속성 이물질이 검출되어 논란이 된 바 있으므로, 제조 공정에서 금속 제거 단계를 제대로 거친 제품인지 꼼꼼히 따져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특히 밀싹이나 새싹보리처럼 '싹'을 갈아 만든 제품은 유효 성분이 고농축되어 있어 약성이 강할 수 있다. 따라서 어린이, 고령자, 면역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과잉 섭취를 피하고 전문가와 상담 후 섭취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케일 가루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 환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신장 질환이 있는 경우 칼륨 함량으로 인해 섭취량 조절이 필수적이다. 늦은 밤에 과량 섭취할 경우 속쓰림과 같은 위장 장애를 유발할 수도 있으니 시간을 가려 섭취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