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도 넘었다"…日 최초 여성 총리, 취임과 동시 지지율 71% '쇼크'
2025-10-23 17:39
일본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로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출범과 동시에 역대급 지지율을 기록하며 화려한 출발을 알렸다. 요미우리신문이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 따르면, 다카이치 내각의 지지율은 71%에 달했다. 이는 내각 출범 직후 지지율 조사가 시작된 1978년 이래 역대 5위에 해당하는 높은 수치이며, 2000년대 들어 출범한 내각 중에서는 단연 최고 기록이다. 2006년 제1차 아베 신조 내각의 출범 당시 지지율(70%)마저 뛰어넘은 것으로, 전임 이시바 시게루 내각이 극심한 지지율 부진에 시달렸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극적인 반전이다. 교도통신이 실시한 별도의 여론조사에서도 64.4%라는 높은 지지율이 나와, 다카이치 총리를 향한 일본 사회의 높은 기대감이 확인됐다.이번 지지율 돌풍의 진원지는 다름 아닌 ‘젊은 층’이었다. 요미우리신문 조사 결과, 18~39세 응답자 중 무려 80%가 다카이치 내각을 지지한다고 답해 일본 정치권을 놀라게 했다. 불과 5주 전, 같은 연령대에서 이시바 내각이 얻은 지지율이 15%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격세지감 수준의 변화다. 40~59세(75%)와 60세 이상(63%)에서도 고른 지지를 얻었지만, 젊은 층의 폭발적인 지지가 전체 지지율을 견인하는 양상이다. 이는 고령층의 지지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이시바 내각과는 정반대 현상으로, 젊은 층의 지지를 바탕으로 장기 집권의 토대를 닦았던 제2차 아베 내각의 초기 동향과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여성 유권자에게 인기가 없다’는 당초의 예상을 깨고 남성(71%)과 여성(72%)에게서 비슷한 지지를 얻어낸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국민들이 다카이치 내각에 높은 점수를 준 가장 큰 이유는 ‘정책에 대한 기대감(41%)’ 때문이었다. 이는 일본 사회가 변화를 이끌어낼 새로운 리더십에 얼마나 목말라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더 나은 인물이 없어서(20%)’, ‘총리의 지도력(15%)’, ‘총리에 대한 신뢰(1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다만 높은 기대는 곧 무거운 책임으로 이어진다. 교도통신 조사에서 국민들은 다카이치 총리가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물가 상승 대책(38.9%)’을 꼽았다. 고질적인 경제 문제 해결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주문한 셈이다. 그 외에 ‘연금 등 사회보장 문제(11.7%)’와 ‘정치와 돈 문제(8.1%)’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뒤를 이었다.
이처럼 장밋빛 전망 속에서도 위험 신호는 감지된다. 자민당 파벌의 비자금 스캔들에 연루됐던 하기우다 고이치를 당의 요직인 간사장 대행에 임명한 인사에 대해서는 무려 70.2%가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는 다카이치 총리를 향한 높은 지지가 그의 모든 결정을 맹목적으로 추인하는 것이 아님을 명확히 보여주는 경고등이다. 국민들은 새로운 정책과 리더십에 기대를 걸면서도, 구태의연한 ‘정치와 돈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날 선 감시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역대급 허니문을 즐기고 있는 다카이치 총리가 민생 문제 해결과 정치 개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현재의 지지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그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