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비만약 '위고비', 1년이면 약빨 끝…결국 암 위험만 높이는 '진퇴양난'의 덫
2025-09-11 17:30
많은 이들이 약물의 대안으로 '운동'을 떠올리지만, 이는 가장 흔한 착각 중 하나다. 우리 몸은 놀라울 정도로 효율적인 내연기관이라, 운동으로 소모하는 칼로리는 생각보다 미미하다. 1분 만에 먹는 초코파이 하나의 열량을 태우기 위해 20분간 달려야 한다는 사실은, 체중 감량의 열쇠가 운동이 아님을 명백히 보여준다. 다이어트와 운동이 체중 조절에 미치는 영향은 8:2. 80%의 효과를 가진 식단을 무시하고 20%의 운동에만 매달리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같다. 물론 운동은 심폐기능 강화, 근육량 증가, 스트레스 해소 등 건강을 위해 필수적이지만, '비만'의 직접적인 원인은 운동 부족이 아닌 '잘못된 식습관'에 있다.
그렇다면 어떤 식단이 정답일까? 현대 사회는 '저탄고지(키토제닉)' 다이어트의 열풍에 휩싸여 있다. 탄수화물을 '비만의 적'으로 규정하고 고기 위주의 식사를 권장하는 이 방식은, 1980년대 '황제 다이어트'의 변주에 불과하다. 단기간의 체중 감량 효과는 분명 존재하지만, 이는 체지방이 아닌 수분이 빠져나가는 '눈속임'일 뿐이다.

과학은 탄수화물이 우리 몸에 가장 해가 없는 '청정 에너지원'이라고 말한다. 반면, 지방은 분해 시 산성 물질인 '케톤'을, 단백질은 독성 물질인 '암모니아'를 생성해 몸에 부담을 준다. 저탄고지 다이어트를 장기간 지속할 경우, 동물성 지방 과다 섭취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치솟고, 필수 영양소 결핍으로 이어진다. 더 나아가 신부전, 심근경색, 뇌경색, 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며 건강을 파괴하는 '돌팔이 의료(quackery)' 행위라는 것이 의학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황제 다이어트'의 창시자인 앳킨스 박사 본인도 116kg의 고도비만 상태에서 심장병 합병증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은 이 다이어트의 위험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처럼 위험한 다이어트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돈'이 되기 때문이다. 저탄고지 신봉자들은 육식 위주 식단으로 인한 영양 결핍을 채워야 한다며 각종 보충제와 비타민 판매로 막대한 수익을 올린다. 결국 소비자들은 건강을 잃고 돈까지 잃는 이중고를 겪게 되는 것이다.
진정한 해답은 '저지방 채식'에 있다. 6만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에서, 잡식인의 평균 BMI는 28.8(비만)이었지만 채식인은 23.6(정상)으로 나타났다. 칼로리 제한 없이 식단을 바꾼 연구에서도 완전 채식(비건) 그룹의 체중 감소 효과가 가장 뛰어났다. 기적의 약도, 고통스러운 운동도, 위험한 다이어트도 아닌, 지방 섭취를 줄이고 자연 그대로의 채식을 늘리는 것. 이것이야말로 수많은 연구가 증명하는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비만 탈출의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