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스태프 전원 데려왔다"…포스테코글루, 노팅엄에 '제2의 토트넘' 건설 착수
2025-09-11 17:05
포스테코글루의 부임은 시작부터 그의 확고한 철학을 드러냈다. 그는 토트넘 시절 자신과 영광과 실패를 함께했던 마일 예디낙, 닉 몽고메리, 세르히오 하이문도, 롭 버치 등 핵심 코치진을 그대로 노팅엄으로 불러들였다. 이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보다,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성공 방정식'이자 '실패 공식'이었던 시스템을 통째로 이식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디 인디펜던트' 등 현지 언론은 이를 두고 "자신의 팀을 통째로 재구성해 프리미어리그에 돌아왔다"고 평가하며, 노팅엄이 단순한 변화가 아닌, 완전한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포스테코글루의 축구는 명확하다. 높은 수비 라인과 강력한 전방 압박, 빠른 공수 전환을 기반으로 한 공격 축구다. 이 전술은 토트넘에서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안기며 17년의 무관을 끊어내는 기적을 연출했다. 팬들은 적어도 '재미있는 축구'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하지만 이 공격적인 전술의 그림자는 짙다. 시즌이 길어질수록 수비 불안과 체력 문제가 누적되며 리그에서는 연패를 거듭했고, 결국 강등권을 겨우 벗어난 17위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 '양날의 검'과 같은 기억은 노팅엄 팬들을 기대와 불안 사이에서 흔들리게 만들고 있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노팅엄은 1990년대 이후 처음으로 유럽 무대에 복귀하며 리그와 유럽 대항전을 병행해야 하는, 포스테코글루가 토트넘에서 실패했던 바로 그 과제를 다시 마주하게 됐다. 그는 "나는 우승을 추구하며, 공격 축구가 승리에 가장 가까운 길"이라고 공언하며 자신의 철학을 굽히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고집이 또다시 리그에서의 발목을 잡는 결과로 이어질지, 아니면 과거의 교훈을 바탕으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성공 신화를 쓸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스널 원정, 레알 베티스와의 유로파리그 격돌 등 험난한 시즌 초반 일정은 포스테코글루의 '도박'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것이다. 유럽 트로피의 영광을 재현할 영웅이 될 것인가, 아니면 리그 추락의 악몽을 되풀이할 실패자가 될 것인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시선이 이제 노팅엄으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