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젓가락' 발언, 일파만파...민주당 “李 사퇴해야”
2025-05-28 15:07
논란의 발언은 TV토론 도중 이준석 후보가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에게 던진 질문에서 비롯됐다. 그는 과거 논란이 된 이재명 후보 아들의 성적 표현을 거론하며 “민노당 기준으로 어떤 사람이 여성의 성기 등에 젓가락을 꽂고 싶다고 했다면, 이것이 여성 혐오에 해당하느냐”고 물었다. 권 후보는 즉각적으로 “그런 질문의 취지를 모르겠다”며 답변을 거부했지만, 이 후보는 재차 성폭력적 발언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기준을 따져물었다. 권 후보는 이에 “우리는 성적인 학대에 대해 누구보다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준석 후보는 다시 이재명 후보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재명 후보는 질문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즉답을 피했다.
TV토론 직후 더불어민주당은 이준석 후보의 발언을 강력히 비판하며 그의 즉각적인 책임을 촉구했다. 조승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결코 방송에서 입에 담을 수 없는 폭력적인 표현으로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며 “후안무치한 언어폭력을 행사한 이 후보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석 공동선대위원장도 “이준석 정치는 끝났다. 사퇴하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욕설을 인용하는 것도 욕설이며, 성희롱을 인용하는 것도 성희롱”이라며 “이준석 후보는 수백만배의 스피커를 가진 사람으로서 그 책임은 막중하다”고 지적했다.

권영국 후보 또한 토론 후 SNS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 공중파 토론에서 나올 줄 몰랐다”며 “여성 혐오적 발언을 인용한 이준석 후보 역시 여성 혐오 발언을 한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후보가 누구를 상대로 토론하고 있는지, 이 토론을 누가 듣고 있는지 조금이라도 고려했다면 그런 발언은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준석 후보는 28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명에 나섰다. 그는 “성차별과 혐오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혀온 두 후보에게,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믿기 어려운 발언에 대해 입장을 구했다”며 “공영방송이라는 점을 감안해 최대한 정제한 표현으로 언급했음에도, 두 후보는 답변을 피하거나 유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도자는 지위나 관계에 상관없이 비뚤어진 성의식을 마주했을 때 단호한 평가를 내려야 한다”며 “그러한 기준이 없다면 후보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 후보는 “2017년 대선 당시 홍준표 후보가 자서전에서 ‘돼지발정제’ 표현으로 논란이 되자 부적절했음을 인정하고 사과한 바 있다”며 “지도자의 자세란 불편하더라도 국민 앞에 책임 있는 입장을 밝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진보 진영이 혐오와 차별 문제에 대해 자주 언급하면서도 정작 내부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한다고 주장하며 “이중잣대와 위선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은 대선 정국의 핵심 이슈 중 하나로 떠오르며 후보 간 공방을 더욱 격화시키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TV토론의 품격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지적과 함께, 대선 후보의 언행에 대한 기준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은 이번 논란과 관련한 별도의 입장은 밝히지 않았으며, 향후 토론회의 진행 방식이나 규칙 변경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