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얼음, 안심 금물.."얼음 속 바이러스, 생각보다 끈질겨"
2025-05-19 13:51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사용하는 식용얼음 389건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이 중 2건이 세균수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2022년에도 같은 검사에서 597건 중 12건이 기준을 초과했다. 위반 사례는 세균수 초과와 함께 과망간산칼륨 소비량 기준 초과가 있었는데, 이는 얼음 내 유기물 오염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서, 제빙기 내부 청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필터가 오염되었을 경우 흔히 발생한다. 결국, 제빙기 관리 상태가 얼음의 청결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얼음을 보관하는 온도가 낮다고 해서 세균 증식이 완전히 차단되는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얼음은 제조와 저장, 운반 과정에서 손이나 각종 도구에 쉽게 닿기 때문에 외부 오염에 취약하다. 저온에서도 생존 가능한 리스테리아균이나 노로바이러스 같은 병원성 세균은 얼음의 주요 오염 원인으로 지목된다. 식약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영하 20도에서도 살아남는 리스테리아균은 얼음이 녹는 과정에서 더욱 활발히 증식할 수 있으며, 노로바이러스는 얼음 속에서도 3일이 지나면 99%가 생존하고 17일 후에도 절반 가까이 살아남는다.
이러한 위생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본적인 얼음 관리 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먼저, 제빙기를 사용하는 경우 최소 2주에 한 번은 내부 청소가 필요하다. 상업용으로 자주 사용하는 제빙기라면 매주 한 번 이상 청소해야 한다. 제빙기 내부는 눈에 잘 띄지 않는 틈새가 많고, 습기가 상시 존재하기 때문에 곰팡이나 세균이 쉽게 번식할 수 있다. 또한 오랜 시간 냉동실에 보관된 얼음은 주위 식재료의 냄새를 흡수해 교차 오염의 위험성도 커진다.
청소 시에는 제빙기를 분해할 수 있는 부위까지 모두 분리해 세척하는 것이 좋다. 특히 얼음이 직접 닿는 수조나 배관 부분은 식초와 물을 1:1 비율로 희석해 닦으면 살균에 효과적이다. 세척 후에는 반드시 여러 차례 깨끗한 물로 헹군 뒤 완전히 건조한 상태에서 다시 사용해야 세균 번식을 막을 수 있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냉동실의 얼음 역시 위생 관리가 필요하다. 한 번 얼린 얼음은 1~2주 안에 모두 사용하고 새로운 얼음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얼음을 꺼낼 때는 손으로 직접 만지지 말고 집게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용한 얼음 틀도 반드시 흐르는 물에 세척해 두는 것이 안전하며, 물로 씻는 것만으로도 리스테리아균의 대부분을 제거할 수 있다.
얼음 틀이 오염되었거나 냄새가 밴 경우엔 쌀뜨물을 활용할 수 있다. 쌀뜨물에 얼음 틀을 한 시간가량 담가 두면 녹말 성분이 냄새와 얼룩 제거에 효과를 발휘한다. 이 외에도 굵은 소금을 뿌려 문지르거나 식초를 붓고 20분 뒤 물로 헹구는 방식도 살균과 탈취에 유용하다. 생활 속 간단한 청소법만 지켜도 여름철 필수품인 얼음을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결국 얼음은 그 자체로는 차갑고 투명해 보일지라도, 관리 소홀 시 식중독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위험 요소가 된다. 날씨가 더워질수록 사용량이 급증하는 만큼, 가정이나 상업용 제빙기 모두 철저한 위생 관리를 통해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